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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러시아 1998년의 모라토리엄, 지금의 디폴트 차이는?

by 튼실한 2022.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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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지난 한 주는 뉴욕 증시가 3년여 만의 첫 금리인상이라는 연준의 통화긴축 속에도 16개월 만에 최대폭 주간 상승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디폴트 위기라는 뉴스 속에 증시가 그 향방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러시아 디폴트가 무엇이며, 러시아는 1998년에도 모라토리엄이라는 국가적 사태를 꺾었었는데요, 이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지난 16일 러시아는 마감인 국채이자인 1억 1700만 달러(약 1419억 원) 달러를 지급했다는 소식에 일단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는 넘겼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출처 bloomberg.com

러시아는 이번에 국채이자를 지급해 일단 디폴트 위기는 넘겼습니다만, 3월에만 3번 더 국채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 규모가 6억 1천500만 달러(약 7595억 원)이며, 다음 달엔 만기가 돌아오는 21억 달러(약 2조 5천935억 원) 규모의 국채를 상환해야 합니다. 

 

여기서 용어 정리를 하고 가겠습니다.

 

※ 디폴트(Default)란 무엇인가?

디폴트는 국가 규모의 '채무불이행'을 뜻하는 말로 국가가 발행한 채권의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는 '국가 부도'를 말합니다.

정부는 사채보다 신용도가 높은 국채를 발행하고 이자나 거래에 따른 차익을 얻으려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팔아 자금을 조달합니다. 다른 채권과 마찬가지로 국채도 발행 때 상환 기관, 금리, 이자지급 방식 등이 정해져 있어 소유자는 이에 따라 돈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돈을 빌렸는데 기한이 되도록 이자나 원금을 상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디폴트'입니다.

이렇게 되면 외부 신용평가사가 디폴트 선고를 내리게 됩니다.

 

러시아는 왜  디폴트 위기인가요?

디폴트 위기 원인은 서방의 금융 시스템의 제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강력한 조치로 러시아 중앙은행가 가지고 있는 달러화 송금 정책을 동결하자 루블화의 가치 하락과 함께 전 세계 증시도 잠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출처 reuters.com

그런데 러시아의 이번 디폴트 위기는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1998년에는 러시아가 돈이 없어서 위기에 빠졌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석유, 가스, 광물 매장량이 막대한 자원부국인 데다가 보유외환도 충만한 상태입니다. 

특히 빚을 갚는 데 쓸 수 있는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약 6천400억 달러(약 776조 원)에 달하는데 문제는 침공 이후 쏟아진 서방 제재로 인해 보유한 외환 중 상당 규모를 움직일 수 없게 됐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국가가 러시아 외화보유고를 동결하고,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해 자금 흐름을 경색시켰다.

이에 러시아는 자국에 적대행위를 한 국가의 채권자들에게는 채권이 애초 발행된 통화와 상관없이 무조건 루블화로 상환한다고 발표했지만, 그러나 국제 금융기관들은 계약상 이자는 달러로만 지급하도록 돼 있다며 러시아가 루블화로 빚을 상환하면 디폴트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Moratorium)

러시아는 1998년에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소비에트 연방 붕괴 직후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인해 러시아의 석유, 천연가스, 금속 및 목재와 같은 원자재 수출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당시 이들 상품은 러시아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했는 데다, 국제유가마저 배럴당 20달러 이하여서 아무리 기름을 파내어 수출을 한다고 해도 역부족이었습니다. 동시에 러시아로 들어오는 해외 투자자금도 끊겨버려 러시아 경제는 회생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와 국내 세수가 급격히 줄었고, 기업들의 임금 체납으로 곳곳에서 파업이 발생했습니다. 루블화 가치는 한 달 만에 3분의 2가 증발했고, 러시아는 결국 채무 상환 능력을 상실해 90일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했습니다.

 

쉽게 말해 '돈 없어, 줄 테니 쫌만 기다려!!!!'

국제 금융시장 충격도 컸으며, 신흥국은 물론 미국에까지 영향을 끼쳤습니다.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던 미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는 대규모 손실을 보고 파산했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고점 대비 24% 급락했습니다.

출처 인베스팅닷컴

※ 디폴트와 모라토리엄의 차이는?

모라토리엄(Moratorium)은 어떻게든 빚을 갚을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몇 달만, 또는 몇 년만 말미를 주면 알바를 하든, 노가다를 하든 악착같이 갚을 테니 시간을 좀 달라고 사정사정하는 것입니다.

이와달리 디폴트(Default)는 빚을 갚을 의사가 없으니 "내 배를 째라"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러시아는 1998년 때와는 다릅니다. 1998년의 러시아는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으나 지금은 돈은 있으나 인위적인 제재로 상환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유가도 현재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당시와 비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며 현재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도 양호합니다. 공공부채 비율은 1998년 국내총생산(GDP)의 135%에서 올해 18% 수준에 그칠 전망이며 외환보유액은 6천억 달러가 넘어 당장 돌아오는 채무를 갚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서방의 기업들도 러시아와 교역을 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도 결국 돈을 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나가며..

그리고, 우리나라의 스탠스도 중요해졌습니다. 언젠가는 제재가 풀리텐데, 그 이후 우리나라의 교역이 러시아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전쟁 시에 우리나라는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의 한국 기업의 위상과 시장 확대가 실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은 제재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만, 전쟁이 끝나면 한국 기업의 자리를 중국이 대신할 가능성이 커졌지요. 어떤 대책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렇게 보면 일론 머스크는 대단한 장사꾼인가 봅니다.

 

푸틴에 결투 신청한 머스크, 러시아서 알루미늄 사들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지하며 푸틴에 결투를 신청한 일론 머스크가 사업적으로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4일(현지시간)

n.news.naver.com

위 기사를 보면 전쟁은 전쟁이고 기업의 먹거리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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