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3편에 걸쳐 여러 가지 플레이션의 종류에 대해 소개를 하였습니다. 오늘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우리 생활에 귀결되는 종류의 플레이션을 소개하며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일상이 되어 버린 듯한 코로나이지만 대유행의 초반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코로나 종식을 위해 개인의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엔데믹이라는 말이 회자되면서 일상생활로 회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게 되자 이제는 전 세계를 몰아친 경제 위기에 대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시중에 많은 돈을 풀어가면 진행한 양적완화가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우리의 발등을 찍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소개한 플레이션의 종류에는 원인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였다면, 지금은 그에 따른 여파로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에 관한 플레이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웨이지플레이션(wageflation)
웨이지플레이션은 임금을 가리키는 '웨이지(wage)'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구인난과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의 구인난으로 인하여 직원들의 급여 인상의 영향으로 2022년 1분기 미국 기업과 정부의 인건비 지출 증가폭이 2001년 이후 가장 큰 4.5% 라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경총과의 미팅에서 웨이지플레이션과 관련된 언급을 하기도 하였는데 "최근 상위 기업 중심으로 성과 보상 또는 인재 확보라는 명분으로 경쟁적으로 높은 임금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데,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킨다"며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추경호 장관의 말에 모순점이 있다고 제 개인적인 생각이 있는데요, 지금의 물가 상승의 원인이 근로자들의 급여 인상에서 비롯되었을까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현상에서 찾아야 되지 않을까요?
베케플레이션(vacaflation)
베케이션(vacation:휴가)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말로, 물가상승으로 항공권이나 숙박 비용 등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휴가철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움츠러들었던 여행 수요가 엔데믹이 기대로 다시 여행 및 휴가를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수요가 단기간에 폭발하여 여행 관련 경비 역시 같이 상승하는 요인도 있습니다.
최근에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여행 관련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상당한 수주의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해외여행은 더 심하게 니타 나는데요, 유가 급등으로 인한 항공료 상승과 앞서 설명한 레저 관련 종사자의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 이것보다 더 큰 요인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휴가비용 자체의 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베케플레이션을 이유로 올여름 휴가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휴가철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이지만 8월 초에 폭우로 인해 휴가을 가지 못해 늦은 휴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휴가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휴가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지난 수년간 코로나 19로 인해 움츠렀던 여행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해 올해는 여행 수요가 더 늘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란 '점심'(Lunch)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최근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이 부쩍 커지면서 등장한 용어입니다.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를 위한 지출이 늘어나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은 저렴하게 편의점에서 식사를 대체하거나 아예 도시락 사 가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합니다.
한편, 도시락 프랜차이즈 회사인 한솥에서 오피스 상권의 6월의 매출이 작년과의 비교를 하였는데, 지난해 같은 달과 대비 23%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솥 제품의 70% 이상이 5천 원 이하의 제품임을 감안했을 때, 직장인들의 점심 한 끼 식사를 마음 편하게 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은 물가 가 상승하는데 발맞추어 슬그머니 '상품과 서비스의 양이나 질이 눈에 띄지 않게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인색하게 굴다', '찔끔 주다' 등의 뜻을 나타내는 스킴프(skimp)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 (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스킴플레이션은 미국 연방의회 경제위원회의 앨런 콜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만들어 내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스킴플레이션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생활에 스며들어 쉽게 볼 수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마주하게 되는 스킴플레이션의 사례로는
- 양상추 대신 양배추가 든 버거
- 가격은 올리지 않는 대신 과자보다 질소가 많이 든 과자
-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직원과 통화는 안되고 ARS에 녹음만 무한 재생 반복되는 경우
스킴플레이션의 주요 원인 글로벌 공급의 문제에서 찾고 있습니다. 원자재나 부품 수급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물류에도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서비스나 제품의 질 하락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생기는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은 쥐어짜다는 의미의 '스크루(Screw)'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말입니다. 임금보다 물가가 더 빨리 오르게 되어 가계 살림의 형편이 힘들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빈부 격차를 심화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스크루플레이션은 말 그대로 고소득층보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를 쥐어짜게 되어 중산층에 더 큰 타격을 입히게 됩니다.
누들플레이션(Noodleflation)
누들플레이션은 면을 뜻하는 'Noodle'과 물가 상승을 말하는 inflation의 합성어로 최근 지정학적 문제로 밀가루 수급이 원활하지가 않아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서 밀가루를 원재료로 하는 서민 음식의 대표 격인 면류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올해 5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자장면 평균 가격이 6,146 원으로 앞자리가 5에서 6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자장면뿐만 아니라 냉면의 가격도 1만 원 시대를 맞이 하였으며, 밀가루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식품들이 대체적으로 가격을 인상하여 서민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
지속되는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inflation'과 수산물을 뜻하는 'fisheries'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인데, 수산자원의 부족에서 오는 수산물의 가격 상승을 의미합니다. 무분별한 수산물의 남획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바다의 어족 자원의 고갈되면서 수산자원의 심각한 부족 현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
밀크플레이션은 우유를 뜻하는 'milk'와 물가 인상을 뜻하는 'inflation'의 합성어로 우윳값이 물가 인상을 불러오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우윳값의 인상으로 우유를 원료로 쓰는 빵, 과자, 커피 등 다른 식품 가격이 도미노처럼 오를 수가 있습니다. 우윳값 상승으로 관련 제품의 값이 오르면 실물 경기는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르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작년 8월 정부와 생산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을 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올렸습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원유 가격 상승을 이유로 2021년 10월 1일부터 우유 가격을 5.4%(1L 흰 우유 기준) 올렸습니다. 우유 업계 1위인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 이후 남양유업도 2021년 10월 14일부터 흰 우유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서울우유 원유값 기습인상… 밀크 플레이션 시작?
그리고, 또 서울우유가 낙농가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업계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최대 우유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가 8월 16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낙농가에 월 30억 원 규모의 목장경영 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업계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작년 원유 가격 리터당 21 원 올리고 난 뒤 소비자에게는 리터당 6배가량의 약 140 원을 인상을 시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번외 편으로 중국에 관한 인플레이션 두 가지를 설명하고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중국은 다들 알다시피 14억 인구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민을 가지고 있으며, 상품 수출 1위, 제조업 1위로 2020년 기준 14.72조 달러로 세계 2위의 명실공히 경제 대국입니다. 중국으로 인해 세계에 미치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신조어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
차이나플레이션은 중국(China)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교역국의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과거 중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경쟁력으로 값싼 물건을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함으로써 세계 물가 안정에 기여해 왔습니다. 최근엔 노동력의 부족과 자원과 전력 부족 등으로 중국 내 물가가 상승하며,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중국산 제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원부자재는 물론 최종 소비재까지 중국산 수입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의 물가가 오르면 한국의 물가도 오르는 동조화 현상이 심합니다. 우리나라는 'with 차이나플레이션'은 필연이라 생각합니다.
차이나플레이션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기에 정부의 대응에 아쉽기만 합니다. 작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과 중국이 고철 등 원자재 수입을 확대하자 우리나라는 고스란히 그 피해를 기업 및 국민들의 피해로 고통을 야기했습니다. 특히 요소수 대란의 경우에는 우리 정부가 사전에 피해를 예장할 수 있었지만 안일한 대처로 도마에 오르기도 하였지요.
차이나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새로운 중국의 경제 속국이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 보복으로 우리 경제는 얼마나 힘든 지경이 되었습니까? 자주국방과 더불어 국민이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발 빠른 대응과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 피그플레이션(pigflation)
피그플레이션은 돼지를 뜻하는 ‘pig’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소비국인 중국에서 돼지고기가 물가에 큰 영향을 주다 보니 생긴 말인데요, 돼지고기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좌우하는 핵심 품목이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중국은 CPI 산정 과정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32%에 달한다고 합니다. 2019년 11월 중국의 CPI는 돼지고기 파동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4.5% 올라 7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는데, CPI를 ‘중국돼지지수(China Pig Index)’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1981년 11.77kg에서 지난 2021년 40.1kg로 급증했습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인구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10.64kg이니 중국인이 3배 이상 많이 먹는 셈입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되면 그만큼 중국인의 밥상 가격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민심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하니, 중국 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겠죠.
우리는 당분간 '인플레이션' 속에서 살 것 같습니다. 물가의 정점은 지나지 않았느냐 반문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 해결된 것 없으며 여전히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시대’에서 요컨대 현명한 소비 습관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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